Bonjour와 Salut는 주로 만났을 때 하는 인사말로 상대방과의 관계에 따라 약간 다르게 사용된다. 예를 들어 상대방이 잘 모르는 사람이거나 나이가 많을 때는 bonjour라고 하고 젊은이들끼리 혹은 친한 사이에는 salut라고 말한다,

인간관계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첫인상인데 처음 만나는 자리에서 죽일 것 같이 인상을 찌푸리는 사람은 아마도 없을 것이다 (그래서 그런지 이봉주 선수가 항상 미소를 띠고 있는지도 모르겠다). 그런데 나는 이 인사말 때문에 멘붕이 온 적이 있었다. 프랑스에서 공부를 마치고 들어온 지 몇 년 지나지 않았을 때였는데 한 방송국에서 나보고 프랑스 가수를 인터뷰 해달라는 요청이 들어왔다. 내용인 즉, 프랑스에서 유명한 여가수가 내한 공연을 하는데 사전 인터뷰를 하는 것이었다. 하지만 막상 방송국에 가보니 그 가수는 보이지 않았다. 그 가수는 지금 다른 나라에서 콘서트를 하는 중이었고 다른 나라로 비행기로 이동하기 전 공항에서 대기하고 있는 시간 동안에 전화로 인터뷰를 해달라는 것이었다.

얼굴을 맞대지 않고 전화로 통화하는 것은 외국어를 구사하는데 있어 쉽지 않은 상황이었지만 ‘에이 뭐 전문적인 사업이야기나 학회세미나도 아닌데 그냥 편하게 하면 되겠지’라고 생각했다. 그렇게 피디로부터 전화기를 건네받아 통화를 하기 시작하였는데 이 가수가 원래 프랑스인이 아니라 영국인이어서 프랑스어를 할 때 영어의 억양이 매우 강하게 남아 있었다. 하지만 그 사실은 이미 프랑스에 있을 때부터 텔레비전에서 그 가수가 말하는 것을 보고 알고 있던 상황이라 큰 문제가 되지는 않았다. 진짜 문제는 바로 이 인사말부터 시작되었다. 당연히 처음 인사를 하는 만큼 나는 bonjour 라고 시작을 했는데 그 여가수는 대뜸 salut라고 하는 것이 아닌가. ‘어 이게 아닌데’라는 생각과 함께 당황한 나는 말이 꼬이기 시작했다. 게다가 전화라는 상황까지 더해져 내가 당최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알 수도 없이 횡설수설하기 시작했다. 사실 프랑스에서 10년 가까이 살다 온 나는 나름 프랑스어에 대해 근거 없는 자신감을 가지고 있었지만 그 자신감이 무너지는 데에는 3분도 걸리지 않았다.

요즈음 젊은이들 사이에는 처음 보는 사이라도 salut라는 표현을 많이 쓰는데 만약 bonjour라는 말을 쓰면 오히려 어색한 느낌을 줄 수 있다. 프랑스어로 대화를 할 때 첫 단추가 바로 이 인사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예의를 갖추기 위해 사용한 말이 오히려 어색한 관계를 만들 수도 있다는 점을 생각해 볼 일이다.